일양약품, 다이소에서 건강기능식품 판매 닷새 만에 철수

다이소 영양제 철수! 제약사의 저가 건기식 실험 ‘난항’

일양약품이 다이소에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닷새 만에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 또한 철수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태는 제약사의 저가 건기식 시장 진출과 약업계의 반발 사이에서 발생한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이소 입점 건기식, 출시와 철수까지

일양약품은 지난 24일 다이소를 통해 △비타민C츄어블정 △쏘팔메토아연 △팝핑비타민C △W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D 2000IU △칼마디아연망간 △잇앤큐 △저분자콜라겐1250 △비타민C1000㎎ 등 총 9종의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했습니다.

이들 제품은 기존 자사몰 등에서 판매되던 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약 20% 수준으로 낮게 책정되었습니다.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36개월 단위 포장에서 1개월 단위 소포장으로 변경하고, 불필요한 부가 성분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을 3,000~5,000원대로 조정한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약업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약업계의 반발과 철수 결정

대한약사회와 약업계에서는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기존 약국 판매 제품과 성분과 함량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약국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오해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에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당선인은 26일과 27일 일양약품,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하며 시정을 촉구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반의약품(OTC) 불매운동’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제약사들은 다이소 입점 전략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결국 일양약품은 약업계의 반발이 커질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가장 먼저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다만, 다이소에 공급된 물량이 많지 않았던 만큼 별도의 회수 조치는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은 아직 공식적인 철수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내부적으로 판매 지속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저가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향후 전망

현재 건강기능식품 유통 시장에서 약국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5%에 불과하며, 온라인몰과 마트 등 대형 유통채널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업계에서는 다이소와 같은 생활용품점에서 제약사 제품이 판매되는 것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특히 약국에서 판매되지 않는 저가 제품을 다이소에 공급하면서 마치 ‘같은 제품이 약국보다 저렴하게 판매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홍보 방식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관련된 홍보문구를 정정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약사들의 저가 건강기능식품 시장 확장 시도는 보다 신중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기존 유통망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앞으로 제약업계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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